2022.10.09. 

 

 

인간합격 (1998,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사전 정보 하나도 없이 본 기요시 영화.

License to live 라는 영어 제목도 제법 잘 붙인 것 같네 

 

남들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무엇을 잃어버릴 수 있는지조차 모르기 때문에 잃어버렸음에 대한 자각이 없다. 그런 상태에서 현재를 살아가면서 점점 자신이 잃은 10년이 무엇인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깨달았을 것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가장 마지막의 완전했던 상태로 돌아오길 바란다. 자신의 바람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취하는 상대에게 분노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복수한다. 그래서 마지막에 전기톱을 들고 목장을 부수는 (예전 사고의) 가해자가 나타났을 때, 그대로 전기톱으로 복수해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부터 든다. 그렇게 생각하게끔 연출했기 때문에 그 순간 요시이가 전기톱으로 상대를 썰지 않고 (....) 자신이 목장을 부수고 이젠 눈을 뜰 때라고 말하는 모습이 더 강력하게 다가오는 듯. 

 

 

차 안의 사람들
포니목장
이건 걍 웃겨서 캡쳐함
다시 예전처럼 모일 수 있을까
목장 간판과 전기톱

 

 

가족들이 떠나는 것을 이번에는 막지 않고 그들에게 화내지도 않았다

후지모리가 돌아왔을 때 목장은 철거되어 처음과 같이 공터가 되어있고,

후지모리는 냉장고 같은 폐기물을 공터에 요시이와 함께 버린다. 

이제야 진짜 10년 후의 지금에 눈 뜬 상태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걸까? 싶을 때 냉장고가 요시이 위로 무너진다. 

 

마지막에 요시이는 꿈인지 현실인지, 자신이 정말 존재했는지 묻는다.

후지모르는 너는 확실히 존재했다고 대답한다. 

영화는 존재했음의 물리적인 흔적은 아무 것도 없음을 텅 빈 공터를 통해 보여주고, 요시이로 인해 잠시 같이 모였던 가족들이 각자 다시 갈 길을 가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여러모로 선명한 영화였다. 그래서 보면서 아, 하고 그 때마다 바로 생각의 점들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딱히 가족이 핵심 테마인 영화는 아니지만... 새삼 가족이라는 요소가 가지는 편리함에 대해 생각을. (굳이 당위성을 열심히 부여하지 않아도 설명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기요시 영화라고 생각해서 괜히 빛과 소리가 어떻게 쓰였는지도 더 신경쓰게 되고 그랬다. 나쁜 의미는 아니고 이렇게 보는게 또 더 재밌기도 해서 좋은 듯... 그리고 요시이 역할 배우가 니시지마히데토시라는게 나한텐 ㄹㅇ 반전이었음 왤케 못알아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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